• 최종편집 2024-04-16(화)
 



인터넷 통해 전통공연 직접 예매
판소리·전통춤·사물놀이 배워
"토요명품공연 40%가 외국인"


"무척이나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음악일 것이라 예상하고 갔어요. 문화적으로도 너무 다르니까 마음을 단단히 먹었죠. 그런데 음악이 딱 시작되더니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얼씨구~!`라고 외치는 거예요. 순간 집에 온 것 같았죠. 흑인들이 교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떠올랐거든요(웃음)."


3년째 국립극장 `외국인국악아카데미`에서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미국인 수강생 멀리사 왓킨스 씨(38)는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와 친구 4명이 `K팝 문화의 원천`을 알고 싶어 생애 첫 판소리 공연을 관람했던 날이다.


그는 "내용은 뭔지, 무엇에 대한 공연인지 하나도 몰랐지만 고수가 북을 두드리는 순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 점이 정말 좋았다"며 "소리를 하는 사람과 관객이 에너지를 느끼고 공유하는 놀라운 경험을 한 뒤 네 번인가 더 보러 갔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국악의 매력을 알아가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K팝 등 높아지는 한류 위상에 따라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대표 국악 공연장인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을 찾는 외국인 관객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으로 여행을 오면서 전통 공연을 직접 찾아보고 표를 예매하는가 하면, 장기 체류자들은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국악 강좌를 통해 판소리, 한국무용 등을 수개월에 걸쳐 배우기도 한다.


국립극장에서는 사물놀이, 판소리, 한국무용 과목의 `외국인국악아카데미`를 상·하반기로 나누어 2~3달간 주 1회씩 진행한다.


2013년 첫 강좌가 개설됐을 당시 52명이던 수강생은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주한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퍼진 덕분에 수업 등록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고 재수강률도 높다.


국립국악원은 2005년 첫 해에 24회 실시했던 일일 체험 수업을 지난해 68회로 늘렸다. 지금까지 장구, 가야금, 해금 수업을 거쳐간 외국인만 2만명이 넘는다.


토요일마다 국립국악원에서 진행되는 `토요명품공연`에도 호기심에 가득 찬 외국인 관람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종묘제례악, 춘앵전과 같은 궁중음악부터 봉산탈춤, 사물놀이 등의 악가무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준비돼 있어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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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국악의 매력에 흠뻑 취했어요" - 국립극장·국악원 찾는 외국인들, K팝 열풍타고 꾸준히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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